동물로부터 내 밭을 지키는 망 설치 - 내돈내산 싸구려 버전

오늘은 그동안 적지않게 동물과 적대적인 감정을 지녀왔던 저의 내적 갈등에 종지부를 찍는 동물 막는 망 설치기를 전해드리려고 합니다. 나름 돈 크게 안들이고 설치나 사용이 어렵지 않은 방식으로 했습니다. 물론 외관이 이쁘다고는 말 못하겠지만, 이정도면 제 역할을 수행하는데는 손색이 없다고 느껴집니다. 그럼 소개를 시작해보겠습니다.

 

동물과의 전쟁 시작

제가 그동안 텃밭과 가든에 정성을 쏟았었는데요. 늘 정성과 수고에 비해 결과가 안좋았습니다.늘 죽써서 개준격.

아니, 토끼준격.

사슴준격.

저 귀여운 얼굴로 뻔뻔하게 우리집에 아예 눌러앉았나봅니다. 매일 만나는 걸보면.

5월만되면 토끼가 와서 훑고 가고요, 7월이 되면 사슴의 출격이 시작됩니다. 사슴은 혼자오는 것도 아니라 온 가족, 이모 삼촌까지 데리고 와서는 모든 꽃을 정말 하나 남기지 않고 가버립니다. 심지어 겨울에 잠도 안자서 겨울까지 야무지게 와서는 먹을 수 있는 모든 것은 먹고 가죠. 밤에 찾아오니 뭐 막을 길도 없었습니다.

 

나의 소심한 반격

사슴무서워서 텃밭을 포기하는 것도 억울한 거 같아 진짜 이런 저런 시도를 다 해봅니다. 작년에 유투브 보고 인터넷 찾아 사 본 동물못오게 막는 액체는 하루만 까먹어도 그냥 다음날이면 홀랑 죄다 도둑맡길래 (전문용어로 이런걸 삭쓸이라고 하나요. 게다가 냄새도 지독했습니다. 뿌릴 때 바람이 잘 못불면 내 몸에 남겨지는 그 야리꾸리한 냄새란...) 올해는 제대로 망을 설치하기로 합니다. 근데 또 여기에 돈을 많이 쓰자니 그것도 좀 웃긴거 같아 (텃밭에 돈만 너무 낭비하는 것 같아) 제일 저가로 가보기로 마음먹었죠.

 

망 9불 + 대나무 스틱 $6 + 플라스틱 타이 $ 1  = 총 $16

9불 돈을 내고 아마존에서 레이팅을 대충 훑어본 후 적당한 네트 망을 사봅니다.

일단 확 씌웠습니다.

수확할려면 열기도 해야하니깐 고정하는 후크를 이곳 저곳 바닥 귀퉁이에 박았습니다. 그리고 망을 후크 고리에 겁니다. 열어야할 때는 고리에서 빼서 확 제끼면 되니깐 열고 닫기가 생각보다는 간단하고 귀찮지 않습니다. 물 줄때는 그냥 위에 뿌리면 되고요. 식물에겐 생명인, 바람, 물, 해.... 무엇하나 뺐는 거 없이 식물이 다 취할 수 있습니다.

 

이번에는 사슴이 좋아하는 라임라잇 수국의 꽃을 지켜야할 차례입니다. 라임라잇 수국은 키가 큰 편이라 위에 씌우는 식보다는 둘레를 치는 쪽으로 방향을 잡습니다.

대나무 가지가 가장 가격이 싸고 갯수도 많았습니다. Lowe's 에서 총 25개에 가격은 $5.79 로 이정도면 나쁘지 않다 싶었습니다. 처음에 남편이 나무를 사다가 톱으로 자른다는 엄청난 계획을 말하길래, 한번만 뱀부스틱 가격 보고 결정하자며 남편을 말렸는데,  남편도 가격보더니, 자르고 마시고 할 것도 없이 이정도면 딱 좋다했습니다.

대나무 가지  네개 밖고 주변으로 망을 두르고, plastic tie 로 망을 대나무에 딱 고정시켜주면  땡입니다. 간단하죠잉?  

 플라스틱 타이는 얼마 안하지만 갖고 있으면 고정시길때 아주 유용한 아이템입니다. 늘 쟁여두는 아이템입니다.

 

 평화가 찾아올까요?

사슴 미워하는 마음이 제 안에 자리잡았었는데, 제 마음에도 이제 평화가 찾아올 수 있을런지는 앞으로 두고봐야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부디 이 망 설치가 저와 동물간의 갈등에 종지부를 찍는 계기가 되기를 바랄 뿐이네요. 나중에  활짝 핀 라임라잇 수국 꽃 후기도  올릴 수 있기를 바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