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퍼펙트 월드] 탈옥수와 인질이 함께 만드는(꿈꾸는) 완벽한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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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퍼펙트 월드] 탈옥수와 인질이 함께 만드는(꿈꾸는) 완벽한 세상

by 영어덕후 2021. 4. 3.

[A perfect world] 란 영화를 기억하십니까?

 저 진짜 어린 시절, 엉엉 울며 보던 영화라 아직까지도 꼬마녀석이 자동차 위에 앉아 롤러코스터를 타는 듯한 감정을 느끼는 장면이 잊혀지지 않는 영화입니다. 최근 [늑대와 춤]을 보다 케빈 코스트너가 나온 이 영화가 떠올랐습니다. 주인공 꼬마가 어려서 아이들이 보기에 감정이입이 될거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조금 잔인하거나, 야한 장면은 자체 빨리 돌리기를 해가며 봤죠. 잔인한 장면이 두번정도, 야한장면이 한번 나오대요. 

 아이들에게 영화를 보자고 할때마다 대강의 장르나 뭐에 관한 영화인지를 설명하고 애들 마음에도 들어야 가족영화로 선택되기에, 영화 소개를 할 때 아이들 마음에 들만하게 이야기를 잘 해야하는데요. (이 과정에서 바로 짤리는 영화도 많았습니다.) 이 영화는 탈옥수가  인질로 아이를 유괴하며 경찰에게 쫓기는 과정에서 싹트는 탈옥수와 인질이된  남자아이, 이 둘의 우정 이야기라고 한 줄 줄거리를 해주었습니다. 관람 포인트는 결국 이 도망자가 경찰에 결국 잡힐런지 도주에 성공할런지인데 이는 영화를 끝까지보면 알 수 있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우정, 꼬마아이, 도망자의 성공여부가... 가 궁금했는지, 까다로운 아이들이  보자고 하더라고요. 영화가 길어져 중간에 끊고 내일 보자고 해도, 아이들이 안된다며, 결국은 가족 모두가 눈물바다를 만들며 영화 시청을 끝까지 마쳤습니다. 

스포일러없는 영화줄거리

 영화의 첫 장면은 뜬금없이 이렇게 시작됩니다. 영화를 끝까지 보시게 되면 이 장면이 영화 속 어떤 장면인지를 아시게 될 겁니다. 주인공 헤인즈의 표정이 왠지 a perfect world에 있는 듯 편안해보입니다.

 이 장면 바로 이후, 영화의 진짜 첫 시작은 꼬마 녀석의 이야기로 바로 시작됩니다. 시기는 할로윈날이라, 커스튬을 입은 꼬마친구들이 캔디를 달라고 남자아이의 집에 찾아오죠. 하지만 엄마의 대답은 '여호와의 증인이라 우리는 할로윈을 안 지냅니다.'라고 합니다.  그러자 어이없어하는 표정을 한 꼬마녀석들과, 아이들을 데리고 다니는 어른이 멋쩍은 표정을 보이며 떠나죠. 

Sorry for the bother. 

성가시게 해드려 죄송하네요.

 탈옥을 하게된 케빈 코스트너는 어쩌다가 이 꼬마녀석의 집에 오게되고, 어쩌다보니 인질로 꼬마녀석을 데리고 가게 됩니다. 한편, 탈옥수 헤인즈를 쫓는 팀은 여러 유능한 인물들이 모여서 탈옥수를 쫒게됩니다. 시장은 이 사건을 이용해서 정치적으로 인심의 인기를 얻기위해 이 사건을 이용합니다. 이 팀에는 시장이 꽂아준 프로파일러라는 신참 여자분이 합류하죠. 경찰이라는 마초들 사이에 헤인즈의 심리를 이해하고 예측하려는 여자 프로파일러는 영 쿵짝이 맞지 않습니다.  하지만 영화에서는 헤인즈의 심리적인 배경을 들여다 보는 역할을 하며, 한편으로는 클린트이스트우드가 헤인즈를 이해하는데 큰 역할을 합니다.

Something bothering you?

왜, 뭐가 이상해?

영화의 제목이 된 a perfect world란 표현이 영화에서 몇 번 등장하는데요.  신참 프로파일러가 현장은 잘 모른채 똑똑한 척 하는 말이 여간 눈에 가시가 아닐 수 없는지, 사람들은 말을 비꼬는데요. 

In a perfect world, Miss Gerber.

(이론적으로) 완벽한 세상에서나 가능한 말이죠.

In a perfect world, things like this wouldn't happen in the first place.

완벽한 세상이 있었다면, 이런 일은 애시당초 일어나지도 않았을테죠.

한편, 헤인즈와, 꼬마 친구는 오랜시간 함께하다보니, 이런저런 공통점을 발견하게되죠.

Me and you got a lot in common.

너랑 나랑 공통점이 많네.

원래는  You and I got a lot in common. 이 더 문법적으로 맞는 표현입니다. '내'가 항상 뒤로 갑니다. You and I 처럼요. me는 목적격 대명사이기에 주어자리에는 주격 대명사를 쓰는게 맞습니다. 근데 텍사스라는 지역색과 주인공이 uneducated 범죄자라는 요소가 합쳐져, 비문법적 표현이 많이 나옵니다. 실제로 말로는 이렇게 쓰는 경우가 더러있고요. 우리말도 가르치다/ 가리키다 처럼 엄청 헷갈리는 것처럼 영어권 스피커들도 많이 틀리는 표현 중 하나입니다.

마치 아빠와 아들같아보이는 탈옥수와 인질의 모습

영화를 보면서, 왜 둘이 이렇게 서로에게 가까워지고 특별한 감정을 갖는지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1. 주인공 소년의 가족은 여호와의 증인이기에 아이는 할로윈에 trick-or-treat을 한 번도 즐겨본 적이 없습니다.  아이들에게 일년의 가장 기다리는 날이 이날인데, 늘 커스튬을 입은 또래 아이들을 보며 속으로 부러워만 했었던 거죠.

2. 주인공 소년의 아버지가 집을 나갔고, 오랜 시간 엄마, 누나 둘과 보냈기에, 아버지라는 동성 성인에 대한 갈망같은게 있었더라고요.

3. 케빈 코스트너는 어린 시절, 불우한 가정 생활을 겪었고, 어른의 학대로 인한 상처가 있었습니다. 이런거 보면 진짜 행복한 어른이 되는게, 최고의 엄마/아빠가 되는 길 같습니다.

4. 둘은 케빈 코스트너의 도주과정에서 아픈 상처가 비슷한 것을 알게되고 서로를 알아가며 서로의 상처를 보듬어 주게 되고, 둘 만의 a perfect world를 만들어가며 우정을 쌓아갑니다. 

영화가 끝나고 나면,  아쉬움도 많이 남습니다.

1. 헤인즈의 어린시절이 더 좋았더라면...

2. 헤인즈를 소년원에 넣은 경찰(클린트 이스트우드)가 좀 더 약한 형벌을 받도록 했더라면...

3. 헤인즈가 자식을 학대하는 가족을 응징하지 않았더라면....

4. 마지막에 아이의 리스트를 뒷 주머니에서 꺼내지 않았더라면...

5. 알래스카로 탈출을 성공해서 제 2의 삶을 살았더라면.... 

이런 아쉬움이 더욱 더 이 영화를 잊지 못하게 하는 거 같아요.  하지만 아이와의 시간과 관계를 통해 헤인즈도 마음의 치유가 있었을 거 같고요. 마지막 장면의 주인공의 표정이 그런 느낌을 더욱 확실히 해줍니다. 새드 엔딩이지만 왠지 a perfect world로 마무리 되는 느낌입니다. 

멋진 탈출 장면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연기도 하고, 실제 감독도 맡았는데, 영화를 보면서 하고 싶었던 이야기가 많은 듯 느껴집니다. 사회적 비리, 위선, 그리고 악이 악을 낳는 사회적인 문제들도 엿볼 수 있습니다. 결국은 헤인즈는 사회가 만든 범죄자인거죠. 어려운 환경에서 나쁜 아빠에게서 자라고, 과한 징벌로 범죄자의 소굴에서 범죄자가 키워지는 것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헤인즈는  근본적으로는 선했던 좋은 사람이었고 사랑하는 사람을 지키려고 하는 사랑이 많은 사람이었습니다. 영화는 이러한 슬픈 현실 속에서도 피어나는 인간적인 우정, 사랑, 사람과의 관계, 인간에 대한 이해에 대한 메세지도 엿보이네요. 

  영화를 본지 이십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내용과 장면이 기억나는거 보면 진짜 멋진 영화 중 하나인 거 같아요.  시네마 천국, 늑대와 춤을, 중경삼림, 첨밀밀 등과 함께 잊혀지지 영화 중 하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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